['몬스터' 종영①] 부조리한 현실 풍자한 통쾌한 복수극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몬스터'는 부조리한 현실을 풍자한 복수극이었다.
2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 마지막회에서는 건우(박기웅 분)는 변일재(정보석)로부터 수연(성유리)을 구해내고 총을 맞아 사망했다. 2년 후 변일재는 사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도광우(진태현)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풀려났고 철든 신영(조보아)은 국제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X기탄(강지환)은 시력을 잃었다. 수연은 기탄이 머리 속 총알제거 수술을 받기 전까지 옆에서 그를 돌봤다. 기탄은 수술대에서 수연과의 행복한 기억을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기탄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은 열린 결말로 극이 마무리됐다.
앞서 ‘몬스터’는 ‘기황후’, ‘돈의 화신’, ‘샐러리맨 초한지’, ‘자이언트’등 굵직한 서사와 숨 돌릴 틈없는 전개로 주목받은 장영철 정경순 콤비가 선보이는 복수극으로 화제를 모았다. 뻔한 이야기도 긴장감 있게 버무리는 두 사람답게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다.
초반에는 눈길을 붙잡기 충분했다. 첫 회부터 각종 음모가 난무하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었다. 휘몰아치는 전개로 특유의 흡인력을 발휘했다.
선악이 뚜렷한 등장인물간의 갈등과 긴장도 꾸준히 유지됐다. 강기탄의 비참한 어린 시절부터 결국 그가 복수에 성공하게 되기까지 과거와 현재 긴 시간을 아우르며 몰입을 선사했다. 중반에는 지루함을 주기도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들의 머리싸움과 심리전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돈과 권력과 결탁한 자들, '옥시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 대기업과 정치 등 방대한 내용을 아우렀다. 말미 권력 암투가 끊임없이 벌어진 가운데 온갖 비리에 연루된 황재만(이덕화)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에 기탄은 "(국민들이) 무감각해진 거다. 워낙 비리가 넘쳐 나니까"라고 말했다. 막장보다 막장같은 현실을 풍자하는 듯했다. 비록 대통령 황재만은 건재했지만 현실과는 달리 악한 인물들이 벌을 받는 모습은 통쾌함을 선사했다.
아쉬움이 없진 않았다. 종종 전개가 반복되고 늘어졌다. 길고 긴 복수극이 끝났다 싶으면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시작됐다. 그 에피소드 역시 큰 틀에서는 도돌이표처럼 전개됐다. 결말 역시 2% 아쉬움을 남긴다. 일재가 사형을 당하면서 '악'은 사라졌지만, 기탄 역시 생과 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기탄이 살아서 수연과 해피엔딩을 이뤄야 복수가 완전하게 이뤄졌을 것이다.
시청률은 순항했다.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전작들과 달리 최고 시청률이 11.9%에 불과했으나, 평균 9~11%로 동시간대 2위를 수성했다. 시청률이 눈에 띄게 치고 올라가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
일찌감치 고정층을 확보한 덕분에 막강한 경쟁작 속에서 순항했다.